한국건강학회 "기업들 '감염박멸→확산지연' 전략전환 검토해야"

입력 2020-03-18 06:03  

한국건강학회 "기업들 '감염박멸→확산지연' 전략전환 검토해야"
'코로나19 점검리스트' 마련…"이제 기업이 코로나19 방역 중심역할 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콜센터 등 회사 사업장에서 산발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코로나19 방역에 활용할 수 있는 점검리스트가 마련됐다.
한국건강학회(이사장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는 국내 감염내과·호흡기내과 교수 등 전문가 10여명의 자문을 거쳐 기업들이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에 쓸 수 있는 점검리스트를 만들었다고 18일 밝혔다.
점검리스트는 학회 홈페이지(https://www.kohealth.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학회에 따르면, 이 점검리스트는 기업들의 건강관리체계 진단에 활용되던 건강경영지수(Worksite Health Index)를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다.
구조조직(4개 항목), 조사계획 및 소통(8개 항목), 일상적인 관리(11개 항목), 위기상황 시 관리(26개 항목), 평가 및 피드백(5개 항목) 등 총 5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예컨대, 직원들의 감염병 예방행동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 '감염예방' 활동을 위한 지원금 혹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지 ▲ 감염 고위험(당뇨,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암 등) 임직원에게 맞춤형 감염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 감염예방을 위해 감염증상이 있는 임직원에게 유급(무급)의 휴가를 유연성 있게 제공하는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는 게 학회의 제안이다.
특히 요즘처럼 심각한 감염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상황 시 관리' 항목을 신속히 점검하고, '일상적인 관리'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해야 한다고 학회는 조언했다.
윤영호 이사장은 "기업들이 언제까지나 유연근무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매달릴 수만은 없는 만큼 적절한 시점에 '감염 박멸 전략'에서 '확산 지연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기업마다 감염예방을 위한 방역체계를 사전에 구축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규모 사업장의 집단감염을 막으려면 기업들이 방역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감염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 기업이 이번 점검리스트와 함께 고용노동부에서 만든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지침'을 함께 활용해줄 것도 학회는 당부했다.
윤 이사장은 "중소기업은 여건상 코로나19 대응시스템 구축이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정부(산업자원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와 대기업이 나서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대기업이 협력업체 노동자, 파견·용역 노동자 및 배달종사자, 특수형태 고용종사자들의 감염예방을 도와주는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안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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