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행사 금지 모스크바시 조치 따라 내달 10일까지 공연 중단"
70대 극장 대표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입원해 검진검사 받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공연 예술의 상징인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충격을 받았다.
이달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잡힌 공연 일정이 취소되고, 극장 대표가 전염병 감염 의심 증상으로 입원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쇼이 극장 공보실은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장령에 따라 이달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모든 공연과 연주회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우린 극장 대표는 타스 통신에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잡힌 모든 공연을 취소한다"고 확인했다.
그는 다만 공연 예행연습은 참가 인원을 50인 이하로 조정해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장 표를 예매한 사람들은 공연 날짜 전까지 편리한 시간에 표를 반납하고 100%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극장 측은 설명했다.
약 250년 역사의 볼쇼이 극장이 문을 닫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모스크바시는 이날 시장령을 통해 50인 이상이 참가하는 실내 대중 행사와 모든 실외 대중 행사를 다음 달 10일까지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의 영화관, 극장, 콘서트홀, 강연장, 도서관 등이 모두 한동안 문을 닫게 됐다.
볼쇼이 극장은 1776년 건립된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 하우스로, 수준급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발레단 등이 소속돼 있다.
극장은 공연 차질 외에 우린 대표(72)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도 긴장하고 있다.
극장 공보실은 17일 타스 통신에 우린 대표가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다고 확인했다.
공보실은 "우린 대표가 실제로 입원 중이다. 급성호흡기바이러스감염증 진단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린은 연출가 출신으로 2013년부터 볼쇼이 극장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현지 텔레그램 채널 '마슈'는 앞서 이날 우린 대표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린은 무기력, 오한, 코막힘 등의 증상으로 직접 병원을 찾았으며 이후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고 마른기침이 나오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
주치의는 일단 급성호흡기바이러스감염증 진단을 내렸지만, 만일에 대비해 코로나19 검진검사도 받았다. 최종 검사 결과는 4~5일 뒤에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린 대표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하거나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혹시 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무용수와 배우 등 다수의 극장 관계자들이 연쇄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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