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보고서 초안, 지난 주말 백악관 전달…전국민 거리두기 권고
트럼프, 월요일 브리핑서 10명이상 모임·외식 자제 당부 가이드라인 발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식과 쇼핑, 10인 이상의 모임 등을 피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인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백악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이 작성한 보고서인데 사망자가 2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끔찍한 전망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발표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주말 닐 퍼거슨 교수 주도로 작성된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의 보고서 초안이 백악관에 전달됐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1주일 전부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와 공유된 상태였다.
보고서에는 정부와 개인의 노력이 없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담겨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서는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일터와 학교, 사회적 모임 등에서 과감한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는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어 감염자 및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격리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떨어뜨려 놓는 경감조치 등으로 예상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전 국민에 대한 '거리 두기' 조치를 권고했다.
보고서 초안이 지난 주말 백악관에 전달되고 나서 월요일인 16일 열린 백악관 TF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국민을 상대로 10명 이상의 모임을 피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놨던 50명 기준보다 강화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는 재택근무와 쇼핑·외식 금지 등을 권고하는 강화된 수준의 생활수칙이 다수 포함됐다.
같은 브리핑에서 데비 벅스 백악관 TF 조정관은 강화된 조치의 배경에 대한 질문에 '영국에서 개발된 모델로부터 얻은 새 정보'를 언급했다. 보고서에 담긴 충격적 수치가 강화된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NYT는 "미국인에게 활동을 대폭 제한하라는 새 연방정부 차원의 권고가 이 보고서에 바탕을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CNN은 "영국 전염병학자들의 불길한 보고서로 미국과 영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백악관 TF는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15일간 적용되며 이후 연장 여부를 다시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영국의 경우도 포함됐다. 최대 51만명이 사망할 수 있는 가운데 경감조치를 취할 경우 마찬가지로 예측 사망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 보고서 때문에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도 강화된 격리 지침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180도 바뀌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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