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프시장내 은행 외화자금 50억∼100억 달러 확대 기대"
"외환부문 비상계획 첫 단계…전반적 상황보며 추가조처 검토"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정부가 19일부터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외화 조달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4분의 1 확대한다.
국내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은지점은 200%에서 250%로 각각 올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 한도를 25% 상향조정할 방침"이라며 "이번 조치가 외화자금 유입확대를 유도함으로써 외환스와프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외환분야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상 세부대응조치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고 필요시 그 조치를 신속하고도 단호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5원 급등한 달러당 1,243.5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부는 국내 외화유동성 점검 결과 국내은행 외화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이 2월 말 128.3%로 규제 비율(80%)을 크게 상회하는 등 양호한 상황이지만, 국내 외환스와프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식자금 관련 수요 등으로 일시적인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외화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한 스와프시장 수급불균형 완화를 위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현행 40%에서 50%로, 외은지점 한도는 200%에서 250%로 각각 확대된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2010년 10월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선물외화자산에서 선물외화부채를 뺀 선물환 포지션의 자기자본 대비 상한을 설정한 것이다.
정부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를 통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공급여력이 확대되는 만큼 현재 선물환 포지션이 높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외화자금 공급이 일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물론, 외환스와프시장 동향 및 해외자금 조달 여건 등을 일 단위로 점검하고, 기업·금융기관들의 외화 조달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밀히 협의,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스와프시장 수급 양 측면의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관계기관과 함께 세밀하게 준비하되 필요시 신속하게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체 스와프시장의 하루 거래규모가 120억 달러인데 이번 조처로 시차를 두고 외화자금이 약 50억∼100억 달러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은행과 외은지점 중 한도가 육박하는 기관이 꽤 있어 이같은 조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스와프시장 가격이 악화하고 수급불균형이 일어난 가장 큰 원인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그 자금이 밖으로 나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처는 외환부문 비상계획의 첫 단계로 스와프시장 심리적 효과상 제일 맞다"면서 "이번 조처로 스와프시장 수급불균형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으며, 앞으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스와프시장이나 금융시장에 달러를 빌려주는 등의 양적인 공급방안 외에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현 수준에서 위아래로 50% 조정할 수 있게 돼 있어 추가 조정 여력도 있다"면서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서 추가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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