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베네수엘라 국경 폐쇄…물류는 계속 허용"

입력 2020-03-18 10:30  

브라질 대통령 "베네수엘라 국경 폐쇄…물류는 계속 허용"
보건부의 국경 개방 유지 발표 하루만에 입장 번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들어 베네수엘라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베네수엘라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8일 중 관보를 통해 국경 폐쇄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한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州)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물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도 국경 개방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브라질 보건부의 주앙 가바르두 두스 헤이스 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국경을 폐쇄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다른 나라처럼 국경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남미 인접국 가운데 베네수엘라 상황을 가장 심각하게 인식해 왔다.
호라이마주의 안토니우 데나리움 주지사는 지난 11일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베네수엘라 국경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데나리움 주지사는 호라이마주를 통해 매일 500∼700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입국하고 있다면서 "국경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으면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만데타 장관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베네수엘라는 공공보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경을 폐쇄하더라도 베네수엘라 난민 유입을 막고 코로나19 확산 억제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경을 폐쇄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곳에서 구멍이 뚫릴 것이라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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