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 지역 사람들만 이용하도록 한 전용 화장실을 설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융푸(永福)현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후베이 사람 전용 자리'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자신을 후베이 사람이라고 소개한 영상 촬영자는 이 영상이 지난 14일 융푸현 휴게소에서 촬영했다면서 휴게소 화장실 두 칸에 차별적 팻말이 붙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지역 차별적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행동"이라며 "후베이는 코로나19와 전쟁에서 큰 희생과 공헌을 했는데 어떻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휴게소를 관리하는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후베이 사람에게 화장실을 구분 지어 사용하게 한 것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우리는 신분증을 확인하지도 않았고, 전용 화장실을 모니터링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하자 회사 측은 지난 16일 팻말을 모두 떼어 내도록 조치했다고 글로벌 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후베이 사람으로서 이런 차별적 행위는 매우 기분 나쁘고, 모멸감이 들게 한다", "광둥(廣東)에서는 후베이 사람이란 이유로 구직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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