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불법 입국자를 즉시 멕시코로 추방하기로 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명의 행정부 관리는 이번 조처가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 19에 대적하기 위한 필수적 단계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진자 6천 명, 사망자 100명을 넘긴 미국이 오히려 확진자 규모가 82명에 불과한 멕시코 출신 이민자의 입국을 막는 비상 조처를 시행하는 것에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현재 행정부 내에서 논의 중인 이 조처는 미국 남쪽 국경 통관항 또는 사무소에서 붙잡힌 입국자를 별다른 절차 없이 멕시코로 되쫓아 보내는 방식이다.
미 이민 당국인 국토안보부(DHS)와 세관국경보호국(CBP) 관리는 이 조치가 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모든 외국인을 추방하는 절차를 고려하는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조치는 멕시코 정부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경우에 따라 법적 도전을 받을 수도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간 미 전역에서 코로나 19가 급확산하자 학교와 일부 기업체를 폐쇄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DHS·CBP 관리는 미 국경 관리들이 '자발적 귀환'처럼 현존하는 권한에 의거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는 관행적으로 미-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입국자들에게 미국에서 정식 추방 절차를 밟든지 아니면 곧장 멕시코로 돌아가든지 두 가지 중 택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CBP 관리는 "사람들을 (추방 절차)처리 센터에 보내지 않고 곧장 돌려보내면 그만큼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자 권리 단체인 텍사스주 엘패소 소재 라스 아메리카스의 린단 리바스 국장은 "멕시코나 중미에서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향한 입국자들은 미국에서 코로나 19에 걸리는 것보다 자국에서 더 큰 위험에 처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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