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 통신 인터뷰…2024년 이후 거취에 대해선 "국민의 뜻에 달렸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차르'(러시아 제국의 황제)로 불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틴은 19일(현지시간) 보도된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차르는 앉아서 위로부터 감시하며 명령을 내리고 스스로는 거울이나 쳐다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나는 매일 일하고 군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차르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20년 이상 국가 지도자 자리에 머물고 있는 푸틴은 또 자신이 크렘린궁에 입성해 이렇게 긴 기간 동안 권좌에 머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총리로 물러난 지난 2008년에도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할 줄은 몰랐다면서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뒤이어 2018년 재선돼 4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푸틴은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의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은 모른다. 두고 보자"면서"앞으로 (임기가) 4년이나 남았고 아직은 그에 대한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국민의 의지와 바램에 달렸다. 가장 중요하고 원칙적인 문제는 대다수 국민의 여론이며 신뢰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권력의 일차적 근원은 국민이다. 내게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국민이 원하면 2024년 이후에도 계속 국가 지도자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1월 중순 전격적으로 제안해 추진되고 있는 개헌안에는 오는 2024년 4기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개헌안이 채택돼 푸틴의 기존 네 차례 임기가 백지화되면 4기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72세가 되는 푸틴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
앞서 의회(상·하원)의 승인 절차를 거친 개헌안은 16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았으며, 다음 달 22일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실제로 재출마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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