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격리 시설 '열악'에 우려…인도, 마스크 수출 금지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파키스탄에서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56명으로 전날보다 149명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큰 이웃 나라 이란에서 최근 순례객들이 대거 돌아오면서 확진자가 며칠째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시설과 인력 등 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해 감염 의심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란과의 국경지대인 발루치스탄주 타프탄에 설치된 격리 시설은 웬만한 난민촌보다 못한 수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누더기 같은 텐트 한 곳에 5명씩 머물고 있는데 화장실은 물론 수건이나 담요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검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6천명 이상이 수용됐던 이 캠프에는 현재 1천200여명이 남았다.
이에 별다른 치료 없이 이곳을 떠난 수천 명의 순례객은 파키스탄 곳곳에서 새로운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음 달 25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한 스리랑카는 이동 제한을 위해 주말을 포함한 이틀 반 동안 한시적 통행금지령까지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20일 오후 6시부터 23일 오전 6시까지 주민 통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모든 국민은 통금 기간에 집에 머물러야 하며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외출할 수 있다"며 "이를 어기는 이는 법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확진자 수는 20일까지 66명으로 집계됐다.
이웃 나라 인도의 확진자 수는 195명이다.
이란, 말레이시아 등 인근 지역 코로나19 확산 국가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최근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9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외출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모디 총리는 "코로나19와 맞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주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당분간 중요한 용무가 있는 국민만 외출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22일에는 자발적 '공공 통행 금지'(public curfew)를 통해 하루 동안 모든 국민이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와 인근 푸네는 오는 31일까지 모든 상점과 사무실의 문을 닫게 했고, 수도 뉴델리도 31일까지 배달, 테이크아웃 주문을 제외한 식당 영업을 모두 금지했다.
이밖에 외국인 입국 사실상 금지, 국제선 착륙 1주간 금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이미 도입한 인도는 중동 파견 자국 근로자 2만6천여명의 귀국에 대비해 방역을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돌아오는 이들 근로자는 뭄바이로 귀국할 예정이며 도착 즉시 14주간 격리된다. 이들의 귀국을 위해 19일부터 31일까지 매일 20여대의 여객기가 동원된다.
인도 정부는 마스크 등 방역·의료장비 수출 규제도 강화하고 나섰다. 기존 N95 보건용 마스크 외에 의료용 및 1회용 마스크와 마스크 원자재, 산소호흡기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고 19일 밝혔다.
인도 내 확진자가 늘면서 여러 외교 공관도 업무를 축소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31일까지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고 스웨덴, 이스라엘,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등의 대사관도 재택근무 또는 최소한의 인원만 운영에 투입했다.
싱가포르, 스웨덴, 이스라엘, 호주 등은 대사관 직원의 가족을 아예 본국으로 철수시켰다.
이밖에 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부탄의 확진자가 2명, 1명씩 늘어 각각 24명, 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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