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손소독제 한통 7만5천원·마스크 2개에 5만원 바가지"(종합)

입력 2020-03-20 16:18   수정 2020-03-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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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손소독제 한통 7만5천원·마스크 2개에 5만원 바가지"(종합)
블룸버그 "코로나19로 식량공급 위기 우려…가격 상승 전망도"
"재고 충분하지만 국경 봉쇄·노동자 격리에 공급망 단절 위기"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전 세계 식량 재고는 충분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잇따라 국경이 봉쇄되면서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사재기로 전례 없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도·소매업자들이 수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미국 퍼듀대학 제이슨 러스크 농업경제학 교수는 "그동안 식량 공급에서 트럭, 철도, 선적, 노동 인력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현재 식량 공급망을 단절할 요소는 즐비하고 기존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취약해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근로자들이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거나 증상을 보인 사람과 접촉했을 경우 격리되기 때문에 가용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
또 학교가 문을 닫자 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이주 노동자를 제한하기 때문에 도축장을 포함해 기피 분야의 공장 가동도 줄어들고, 항구를 봉쇄하고 무역을 제한하면서 물자의 이동도 같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압돌리자 아바시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자 이동이 어려워져 공급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으로 예측 불가능하며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연합(EU) 도처에서 국경이 통제되며 식량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현재 10여개 EU 회원국이 코로나19 이후 국경 출입을 통제하거나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농산물과 공산품, 포장재 등의 운송이 지체되고 있으며, 식품 업계에서는 외국 노동자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인력 부족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EU의 농업·식료품 관련 협회가 경고했다.
이에 따라 EU 정상들은 지난 17일 EU 집행부의 제안을 수용해 긴급한 생필품과 의료용품의 이동을 위한 '패스트 트랙'을 구축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협회 측은 더욱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며 인력 부족을 대비해 비상 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식품 공급 차질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전 세계 각국에서 식료품 가격이 지난 몇 달 사이 올랐으며, 이러한 사태가 두 달 이상 지속한다면 식량 공급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일부 미국의 고기 유통 업체들에서는 가공 공정이 20∼30% 정도 둔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가 식량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재난 상황이 벌어지고, 예전부터 식량 수급에 문제가 있던 취약한 국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망했다.


사재기와 함께 바가지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손 소독제를 한 통에 60달러(7만4천700원)에 팔고, 심지어 소독제를 한 번 짜주는 대가로 1달러(1천245원)를 받아 비난을 받는 상점들이 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한 유통 체인은 체온계를 26달러(3만2천300원)에 내놓고, 마스크 2개를 39.95달러(5만원)에 팔면서도 '최저가'로 광고하고 있다. 또 한 편의점은 화장지 한 롤에 10달러(1만2천450원)에 팔면서 "농담이 아니다"는 안내판을 옆에 배치하기도 한다.
AP는 미국 50개 주의 검찰과 소비자 보호 기관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41개 주에서 영세 구멍가게부터 대규모 할인매장의 바가지 판매 등 신고가 하루 수백건씩 5천개 이상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많아 실제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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