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1월부터 코로나19 미국 내 대유행 경고"

입력 2020-03-2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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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 1월부터 코로나19 미국 내 대유행 경고"
WP 보도…"행정부·의회에 경고했지만 트럼프 안 움직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대유행을 경고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경시하며 적절한 조처를 못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WP에 정보당국이 1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하며 행정부 당국자는 물론 의원들에게도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배포했다고 전했다.

경고 목소리는 1월 말∼2월 초 양적으로 더욱 늘어났으며,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일일 보고서와 요약본에 포함된 다수의 정보 보고도 코로나19에 관한 것이었다.
1월 27일 백악관 한 보좌관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회의 때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악영향을 미치고 수개월간 미국인의 생활을 압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멀베이니 대행은 더 많은 정기 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그러나 초기 브리핑 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확산한다고 믿지 않는다며 무시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문제로 통화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에 끼어들어 오히려 관련 없는 전자담배에 관해 질문했다고 한다.
2월 초 백악관 참모 내에서 충분한 검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좀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대규모 확산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고수했다.
2월 초에는 보건복지부 고위 당국자가 상원 정보위 의원들에게 바이러스가 심각한 위협이고, 이를 극복하려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의존하며 시 주석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중국이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 요원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을 때 좀 더 강력한 대응을 권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회의에서 이 경우 중국이 미국에 정보를 덜 제공하려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이 지난달 25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그러나 당시 인도 방문을 마치고 귀국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자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시장을 겁먹게 했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통계 모델을 본 뒤 결국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했지만, 이미 미국에도 대규모 발병을 가리키는 조짐이 도처에 있던 시점이었다고 WP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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