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국 규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일본 항공사들의 전체 수입 감소액이 4천억엔 (약 4조6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3일 코로나19 확산이 일본 항공사의 경영기반을 흔들고 있다면서 올 2~5월 수입 감소액이 4천억엔을 넘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의 연간 피해 규모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이번 위기는 각 항공사에 과거의 경제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파를 안기고 있다.
이전의 위기는 국제선 중심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이번에는 안정적 수익 기반이 돼온 국내선도 타격을 받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전에 60~70%이던 일본 양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젠닛쿠)와 일본항공(JAL)의 국내선 탑승률은 모두 30%대로 떨어졌다.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항공운송업은 탑승률 56%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JP모건증권의 히메노 요타(?野良太) 수석애널리스트는 "일본 국내선 탑승률이 연중 30~40%로 떨어지면 대형 항공사 한 곳당 1천억엔 규모의 이익 감소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채산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운항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ANA는 우선 3월 20~31일 국내선의 14%에 해당하는 1천360편의 감편을 결정했고, JAL도 오는 29일부터 국내선의 20%에서 운항을 취소하기로 했다.
특히 ANA는 5천여명의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내달부터 1인당 며칠씩 휴가를 쓰도록 노조에 제안하는 등 비상 경영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 항공사로 구성된 정기항공협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 올 2월부터 5월까지 전체 회원사의 수입 감소분이 4천억엔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항공업계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유행 때 연간 1천700억엔,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는 연간 3천억엔의 수입 손실을 봤다.
이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규모가 불과 4개월 만에 세계 금융위기 수준을 뛰어넘는 셈이 된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유행 전의 일본 항공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등의 급증으로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순식간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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