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수요 부진"…방글라데시 347개 의류업체 직격탄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유럽과 미국의 소매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부진을 이유로 방글라데시의 10억달러(1조3천억원) 규모 의류 주문을 취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의류 제조 및 수출협회의 아시프 이브라힘 사무총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347곳의 의류업체들이 유럽과 미국의 주문 취소로 큰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의류 수출국인 방글라데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7명으로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이번 의류 주문 취소로 국가 경제가 휘청이게 됐다.
방글라데시의 의류 공장들은 종업원이 총 400만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방글라데시는 의류 주문 취소로 5년 연속 7% 이상 GDP 성장률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으며, 작년 1인당 국민소득도 1천906달러로 인도의 2천172달러와 거의 비슷해졌는데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방글라데시는 또 오는 2024년까지 수출을 현재의 2배인 72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달성 시기를 연기해야 할 전망이다.
협회의 루바나 후치 회장은 유럽과 미국 소매상들에 보낸 편지에서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잘 극복해 나가길 원한다"면서 "생산은 계속될 수 있게 해달라. 긴급한 경우에는 납품 대금 지급 연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의류 주문 취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영국 프라이마크는 12개국에서 37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신용 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지난주 말 "방글라데시가 유럽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이들 지역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방글라데시 국채 등급을 정크본드(투자부적격채권)인 Ba3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충격은 일시적이며 올해 말 공급망과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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