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코로나19 급증 추세…일부 국가, 치명률 높아 불안

입력 2020-03-23 17:17  

아시아 코로나19 급증 추세…일부 국가, 치명률 높아 불안
베트남·태국·필리핀 등, 일일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 경신
남아시아 봉쇄 강화…인도 진출 한국 대기업 공장 '셧다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또 일부 국가에서 열악한 의료시설 등으로 인해 높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2일 일일 최다인 1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처음으로 누적 확진자 100명을 돌파했고, 23일에도 정오까지 의사 1명을 포함해 5명이 새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전체 확진자는 118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가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자 베트남 정부는 22일부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외국인과 자국 해외교포의 입국을 금지했다. 베트남에 도착하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 운항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도 일일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을 계속 경신하며 22일까지 이틀 연속 7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23일에도 정오까지 16명이 새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누적 확진자가 396명으로 증가했다.
또 8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어 누적 사망자가 33명으로 늘어나면서 치명률이 8.33%를 기록했다. 의료진의 보호 장구가 바닥나 일부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쓰레기봉투나 비닐봉지로 방호복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치명률은 더 높다. 23일 현재 누적 확진자 514명, 사망자 48명으로 치명률이 9.33%를 기록했다. 이는 이탈리아 9.26%보다도 높은 수치다.
태국에서는 22일 일일 최다인 1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23일에도 정오께까지 122명이 추가되는 등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수도 방콕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쇼핑몰과 다중 이용시설의 문을 닫으며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현지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해외로 떠나는 등 '태국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천306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또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자 무하딘 야신 총리는 18일부터 2주간 발령한 이동제한 명령을 최대 2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는 22일 프랑스 관광객 29명을 포함해 일일 최다인 3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23일에도 신규 확진자 2명이 나와 누적 확진자가 86명으로 늘었다.

인구 20억명의 남아시아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히 늘자 봉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수십명에 그쳤던 인도의 누적 확진자가 23일에는 415명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뉴델리를 비롯해 전국 80여개 지역이 23일부터 지역 봉쇄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인도 휴대전화 공장을 비롯해 LG전자, 현대·기아차의 인도 공장이 줄줄이 셧다운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란 순례객 귀국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누적 확진자가 803명으로 증가하자 남동부 신드주의 경우 군병력까지 동원해 주민의 이동을 통제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60시간 통행금지령을 발효했던 스리랑카는 통행금지령을 24일 오전까지 연장했다. 확진자가 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23일 첫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에서는 22일 하루 해외에서 유입된 신규 확진자 39명이 나왔고, 9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23일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22일 47명이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1천813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5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가 49명으로 집계됐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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