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시 이후 거리에서 발견되면 '폭력적 처벌' 경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마약밀매조직들이 주민들에게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마약밀매조직들은 빈민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 환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밀매조직들은 차량에 설치한 스피커를 이용하거나 주민들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밤 8시 이후에 통행을 금지한다고 통보했으며, 이를 어기면 폭력적인 방법으로 처벌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리우시 서부 시다지 지 데우스 빈민가에서는 "명령을 어기고 거리에 나와 있는 주민은 누구라도 본보기로 징벌을 받을 것"이라는 마약밀매조직의 경고문도 붙었다.
리우 빈민가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명 외에 60여 명의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
그러나 리우시 보건 당국의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확진자와 의심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리우 빈민가를 대표적인 취약 지역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건위생 환경이 열악한 빈민가에서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면 리우시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우시 일대에는 '파벨라'(favela)로 불리는 빈민가가 763곳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주민은 200만 명에 달한다.
리우 빈민가 주민단체인 '파벨라 통합센터'(Cufa)는 지난 주말부터 '바이러스와 싸우는 파벨라'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손을 자주 씻으라고 권고하는 정도 외에는 이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역 대책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빈민가에서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하면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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