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당국, 최근 변동 장세 "내부자거래 위험 높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상원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폭락하기 전에 보유 주식을 내다팔아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비슷한 시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주식 매각도 적지 않아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고 경영진이 2월 1일부터 3월 30일 사이에 내다 판 자사 기업 주식 신고 내역을 자체 분석한 결과 92억달러(약 11조3천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매도가와 이달 20일 현재 주가 차이를 비교한 결과 이들이 최악의 시기를 피해 주식을 판 덕분에 19억달러(2조3천억원)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2월 19일 사상 최고점을 찍고서 이후 폭락세를 거듭해 이달 20일까지 약 30%까지 하락했는데, 폭락 직전에 팔거나 하는 식으로 손실을 피하고 사실상 이득을 봤다는 얘기다.
예컨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월 초 자신이 보유한 아마존 주식 중 3%인 34억달러(4조2천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는데, 이를 3월 20일까지 보유했다면 3억1천700만 달러(3천900억원)의 평가손이 발생한다.
블랙록의 로런스 핑크나 MGM리조트의 제임스 머렌, 금융 정보 업체 IHS마킷의 랜스 우글라 등 CEO도 비슷한 사례다.
물론 이들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폭락 전에 주식을 매각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 정보를 받아온 미 상원의원 4명이 폭락 장이 본격화하기 전에 보유 주식을 팔아치워 내부자 거래 논란이 제기된 만큼 월가의 주목을 받는 것이다.
해당 의원은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과 같은 당 소속의 켈리 뢰플러(조지아주)·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의원, 민주당 소속의 다이앤 페인스타인(캘리포니아)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버 의원과 부인은 미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끄러지기 시작하기 약 한 주 전인 지난달 13일 하루 동안 33차례에 걸쳐 50만달러 이상의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전체 매각 규모는 60만 달러에서 170만 달러(약 2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기업 경영진과 간부진의 올해 주식 매도 규모는 최근 2년과 비교하면 30%가량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3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로 미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주식 내부자 거래의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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