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 "코로나19 탓 대공황보다 큰 대공황 빠질수도"

입력 2020-03-25 21:20   수정 2020-03-25 21:22

'닥터 둠' 루비니 "코로나19 탓 대공황보다 큰 대공황 빠질수도"
"'3주만의 GDP 급감' I자형 하강기…글로벌 집단 부양책 필요"
"근본해법은 팬데믹 억제…방치했다간 경기침체 넘어 공황 진입"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비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유명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글로벌 경제에 전례 없는 충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미국이 경기침체 쪽으로 떼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경기침체는 점점 더 훨씬 심각한 상태로 변해갈 수 있으며 대공황(Great Depression·1929∼1939년)보다 심각한 대공황(Greater Depression)이 돼버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이 내몰리고 있다는 경기침체 형태가 기존에 목격해온 것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대침체(Great Recession)가 있을 것"이라며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닌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경기순환 곡선을 말하는 것으로 V자는 짧게 침체했다가 금방 회복하는 사례, U자는 침체기가 그보다 길게 이어지며 회복하는 사례, L자는 급격히 이뤄진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사례를 의미한다.
루비니 교수는 "지금까지 경기하강이 대공황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몇 년이나 몇 달도 아닌 불과 3주 만에 국내총생산(GDP)이 급감해 수직하락과 같은 I자형 그래프를 나타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금융위기보다 나쁠 수 있는 뭔가에 도달하기 직전이며 대공황보다 큰 또 다른 대공황(Greater Depression)에 빠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면 미국에 강력한 봉쇄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중국이 시행하고 이탈리아도 뒤따르고 있는 1∼2개월에 걸친 경제의 완전봉쇄가 없다면 이번 사태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주 이내에 모든 것들(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방안은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활절 전까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경제활동 자제를 중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루비니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가 시행 적기를 놓쳤지만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그는 "법안이 통과되는지 지켜볼 것이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한 핵심은 코로나19 자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것이라는 제안도 뒤따랐다.
루비니 교수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팬데믹의 확산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이미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며 "전염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은 좋은 소식이 들려온 오늘이 지나면 더 내려갈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경기침체가 아닌 공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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