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무디스 -1.6%·브라질 경제부 0.02%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남미 지역 최대 규모인 브라질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이른바 '닭 날갯짓' 악몽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닭의 날갯짓'은 과거부터 브라질 경제 상황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떴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날지 못하는 닭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브라질은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이 맞으면 브라질 경제는 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브라질 경제는 2015년 -3.5%, 2016년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졌다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3%씩, 지난해는 1.1% 성장했다. 침체 이후 3년 연속 성장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브라질 경제부는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전반에 극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올해 사실상 '제로성장'을 예상했다.
브라질 경제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02%로 급격하게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유명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나 2018년 트럭 운전사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보다 훨씬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을 -4.4%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코로나19가 브라질 경제에 전례 없는 수준의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성장 전망치를 낮췄다.
JP모건은 상반기에 기술적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로 낮췄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면 기술적 침체에 빠진 것으로 해석한다.
골드만 삭스는 1.5%→0.9%, UBS는 1.3%→0.5%, 크레디트스위스는 1.4%→0%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수정했다.
그나마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2%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무디스는 내년 브라질의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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