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트래픽 44% 증가…마이크론 "원격 서비스 급증"
유튜브·넷플릭스·페이스북 화질 저하는 '변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주요 스트리밍 업체들이 최근 화질을 낮추는 조치를 취했고, 서버 증설은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수립되는 것이어서 당장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주요 스트리밍 업체들은 트래픽 급증에 따른 데이터 과부하를 겪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 도현우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도 2월 OTT 트래픽이 1월 대비 44% 급증했고, 이탈리아에서는 페이스북 동영상 재생이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재택근무, 대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의 원격 강의 등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서버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치는 날로 커지고 있다.
도현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서버 시장 주도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2분기까지 양호한 상황을 지속할 것"이라며 D램 가격이 2분기 13%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2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1분기 대비 15% 상승할 것이란 기존 전망치를 20%로 수정한 바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도 25일(현지시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원격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의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29% 상회해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예상 밖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겪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가 얼마나 오래갈지, 실제로 스트리밍 트렌드가 얼마나 변화할지가 서버 증설의 변수"라며 "한번 증설 투자를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쏟아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버 업체들은 트래픽 외에도 통상 경쟁사의 투자 시기, 콘텐츠 사양의 변화, D램 등 부품의 세대 변화 등으로 교체 주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 증설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튜브는 전날 전 세계 동영상 기본 화질을 고화질에 표준화질로 낮추기로 했고, 페이스북은 유럽과 남미에서, 넷플릭스는 유럽에서 화질을 낮추는 조처를 시행했다.
EU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네트워크 혼잡을 줄이기 위해 OTT 업체에 영상 다운그레이드 등을 권고하면서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도현우 연구원은 "OTT 업체의 비트레이트(전송률) 축소는 (반도체 시장)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유럽 화질 저하로 트래픽이 25%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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