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당국이 처음 공개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발원지'로 지목됐던 수산시장과 관련 없는 환자가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매체 펑파이(澎湃)는 26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처음 발표했던 환자 27명의 명단을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초기 확진자 27명 가운데 24명은 화난(華南) 수산시장과 관련 있었지만 3명은 아니었다.
화난 수산시장은 해산물뿐만 아니라 각종 야생동물도 도살해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장에 있던 박쥐 등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모 회사의 재무 담당으로 근무 중인 확진자로 지난해 12월 16일 증상이 나타났던 천(陳) 모씨는 펑파이 인터뷰에서 자신은 그즈음 화난 수산시장에 간 적이 없다면서 "여태까지도 어떻게 감염된 지 모른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의 집은 시장에서 직선거리로 30km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천 씨는 "발병 전 보름간 회사 출근 외에 다른 곳에 가지 않았다"면서 "지하철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고, 병원에서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병에 걸린 후 식구들이 방호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밀접접촉한 가족 중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우한 당국이 공개했던 초기 확진자 27명 중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12월 11일이었다는 게 펑파이 설명이다.
화난 수산시장 내 첫 번째 확진자이기도 한 웨이(魏) 모씨는 시장에서 새우를 판매하는 상인으로, 자택은 시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난 뒤 처음에는 독감이라 생각해 동네 의원에서 두차례 주사를 맞았다. 이후 더 큰 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 촬영을 했지만, 역시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약만 처방받아 돌아왔다.
웨이 씨는 "다음날 또 다른 의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면서 "몸 상태가 나쁘고 건강이 안 좋아졌다. 이후 12월 16일 셰허(協和)병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웨이 씨는 펑파이 인터뷰에서 "나보다 앞서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셰허병원 의사가 이 병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화난 (수산시장)에서 온 사람이 여러 명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펑파이는 초기 환자 27명은 모두 살아있는 가금류와 접촉한 적이 없었고, 이 가운데 4명은 일가족이었다고 밝혔다. 또 화난 수산시장 확진자 중 11명은 웨이 씨처럼 소규모 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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