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부양 법안, 트럼프 가족기업 지원 가능성 여전"

입력 2020-03-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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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부양 법안, 트럼프 가족기업 지원 가능성 여전"
AP "법안에 구멍…사위 쿠슈너도 혜택 받을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상원을 통과한 2조 달러(약 2천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 기업을 지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세부 조항을 보면 여전히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 소유의 호텔과 골프장 등에 해당 자금이 지원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CNN방송에 출연,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나 의회 내 주요 인물과 관계된 사업체는 이 법안이 지원하는 보조금이나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을 달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880쪽에 달하는 이 법안에는 구멍이 있으며, 지원이 금지된 당사자들이 이론적으로는 여전히 연방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시민단체들이 경고했다.
워싱턴DC 시민단체인 '책임윤리시민'(CREW)은 이 법안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미국 경제의 다양한 부분을 더욱 광범위하게 겨냥한 법안의 조항에 따라 여전히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던 리보츠 CREW 대변인은 "트럼프 일가가 법안 혜택을 여전히 받을 수 있지만, 초기에는 다른 많은 부분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수천 명을 고용한 호텔 소유주는 중소기업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조항은 '트럼프 기업'이 직원 임금을 계속해서 지급할 수 있게 도울 수도 있다.
또한 트럼프 기업은 소매업자와 요식업자들을 위한 지원금 150억 달러(약 18조원)의 혜택을 볼 수도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에 따라 트럼프 기업 7곳 중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및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등 6곳이 문을 닫았다. 워싱턴에 있는 호텔 등 일부는 축소 영업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때 사업체 운영권을 아들들에게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초 "내가 가진 것에도 정부 지원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자신의 사업체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여행이 침체하면서 지난주 미국 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평균 30%로 56%나 급락했고, 많은 호텔이 문을 닫았다. 작년 평균 점유율은 70%였다.
호텔 업계는 구제법안 중에서 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기대고 있다.
미국 내 호텔 5만6천 개 중 3만3천 개가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패키지 법안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대기업에 대한 4천540억 달러(약 549조원) 규모의 대출도 포함돼 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가족 부동산 기업도 이 법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쿠슈너는 해당 기업 CEO에서 물러났지만, 수백만 달러어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각하진 않았다. 여기에는 가족 기업을 비롯해, 그의 부모 및 형제와 제휴한 기업들의 주식이 포함돼 있다.
구제 법안의 윤리 규칙에 따르면 행정부나 의회 관계자가 2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기업은 이번 지원에서 배제된다. AP는 쿠슈너의 가족 기업에 대한 일부 지분이 20%를 밑돈다고 전했다.
또 쿠슈너는 500명 미만 사업장을 위한 3천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통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법안 규정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코로나19 위기 동안 직원 고용을 유지하는 한 최대 1천만 달러(약 121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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