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미리 손 벌린 도요타…"11조원 대출 약속해달라"

입력 2020-03-27 19:17   수정 2020-03-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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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미리 손 벌린 도요타…"11조원 대출 약속해달라"
코로나19에 자동차 산업 타격…혼다 일본 내 공장 일시 중단
미쓰이물산 "최대 7천848억원 순손실 가능성…원유가 하락 등 영향"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도요타자동차가 은행권에 대규모 융자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도요타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쓰비시(三菱)UFJ은행에 각각 5천억엔, 합계 1조엔(약 11조1천953억원) 한도 내의 융자를 약속하는 계약을 요청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현시점에서는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으나 경기 저하가 장기간 이어질 것에 대비해 미래에 은행의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예방적 조치로서 이런 계약을 요청했다.
도요타가 두 은행에 요청한 것은 일본 금융권에서 '유시와쿠'(融資?)라고 불리는 계약이다.
이는 미리 설정한 기간과 금액 범위 내에서 은행이 기업 등 고객의 청구에 따라 대출을 실행하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통상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매번 경영 상태 등을 심사받아야 하지만 유시와쿠를 이용하면 정해진 범위 내에서는 심사 없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기업 등은 안정적인 경영 자금을 확보하거나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이런 제도를 활용한다.
도요타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5조엔(약 56조555억원)의 현금 및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도요타는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이처럼 융자를 사전에 보장받는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두 은행은 도요타의 요청에 응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하고 각국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혼다는 사륜구동차를 생산하는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의 공장과 이륜차를 생산하는 구마모토(熊本)현의 공장을 4월에 이틀씩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외 다른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쓰이(三井)물산은 조만간 발표할 2020 회계연도 실적 결산에서 500억∼700억엔(약 5천606억∼7천848억원)의 순손실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유 가격이 급락하고 석유·가스 개발 사업 부문의 고정자산에 손실이 발생해 이런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쓰이 물산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보유주식의 평가손도 결산에 반영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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