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확진자 1천500명 넘어…"한달 뒤 정점 찍을 것"

입력 2020-03-29 19:23  

러시아 코로나19 확진자 1천500명 넘어…"한달 뒤 정점 찍을 것"
"전체 1천534명, 모스크바 1천14명"…일주일 휴무로 도심 텅 비어
모스크바 시장 "전염병 새 단계 진입"…총주교 "교회 방문 자제해달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천5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증가폭은 날마다 커지고 있고 사망자도 늘어가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29일(현지시간) "지난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26개 지역에서 27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누적 확진자가 1천534명(65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만 197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전체 발병자가 1천14명으로 증가했다.



모스크바 인근 모스크바주에서도 27명의 추가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시베리아 옴스크주(3명)와 이르쿠츠크주(1명), 극동 아무르주(1명) 등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 처음으로 하루 추가 확진자가 세자릿수(163명)를 넘은 뒤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주로 유럽 국가들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러시아인들이 먼저 감염되고, 이들이 가족 등의 접촉자들을 전염시키면서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사망자도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에서 2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명, 남부 오렌부크르주에서 1명이 추가됨에 따라 모두 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는 사람도 18만2천702명으로 알려져 앞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 정점이 한 달 뒤쯤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모스크바의 전염병 상황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1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불행한 이탈리아와 스페인 도시들, 미국 뉴욕에서 매일 수십·수백명이 숨지는 사례를 보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오는 일주일 (휴무 기간) 동안 모든 모스크바 시민은 집에 머물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경우 거리와 상점 등에서 (1.5~2m의) 안전거리를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 앞서 지난 25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선포했다.
모스크바시는 일주일간의 휴무 동안 시내 식당, 카페, 쇼핑몰(상점), 미용실, 공원을 포함한 모든 위락시설 등이 문을 닫도록 지시했다. 식료품점과 약국만 예외로 했다.
시 당국의 발표 이후 많은 시민이 27일(금) 저녁부터 교외의 개인 별장(다차) 등으로 빠져나갔다. 시내에 남은 시민들도 외출을 삼가면서 도심은 거의 텅 빈 상태다.
소뱌닌 시장은 시내 1만4천900 곳의 대중식당과 4만여개 상점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주교는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며 당분간 교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과의 국제선 항공편 운항도 전면 중단했다.
외국에서 돌아오는 자국민과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외국인을 수송하기 위한 일부 항공편만 예외적으로 운항을 승인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더해 오는 30일부터 육상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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