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한 발사체 발사에 '대미 압박·내부 결속' 해석 분분

입력 2020-03-30 03:44   수정 2020-03-30 10:31

외신, 북한 발사체 발사에 '대미 압박·내부 결속' 해석 분분
2년간 중단한 봄철 시험 재개…"한달간 4차례 9발 발사는 최고기록"
대미 강경노선 복귀와 북한내 토대 강화 분석…코로나19 국제지원 염두 시각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외신들은 북한이 29일 또다시 발사체 발사에 나선 데 주목하며 북한의 의도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한국시간 29일 오전 6시 10분께 원산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신은 북한의 시험이 이달에만 벌써 네 번째, 그것도 올해 들어 실시한 네 차례 시험이 모두 3월 중 집중된 데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앞서 지난 2일과 9일 초대형 방사포,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
제임스마틴센터의 비확산 관련 선임연구원인 쉐어 코튼은 트윗을 통해 북한이 4차례 시험을 통해 모두 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한 달간 가장 많은 미사일을 쏜 기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년간 북한이 중단한 '봄철' 시험을 재개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북한은 통상 날씨가 풀리는 3월에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군사 훈련을 했지만 최근 2년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이를 하지 않았다.
외신은 우선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처한 가운데 북한이 연초 밝힌 대미 강경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분석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미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조 의향을 전달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사체 시험을 계속하는 셈이 됐다.
안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에 올해 일련의 시험과 군사 훈련은 북한이 더 강경한 정책 노선으로의 복귀를 강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태도 변화 시한으로 제시한 작년 말이 지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스스로 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핵 실험 유예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최근 빈번한 발사 시험을 이런 분위기와 연결 지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의 결속을 다지려는 국내 정치 목적으로 잇단 발사 시험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AP통신은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 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내부 토대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제재와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다는 전문가 평가를 소개했다.
북한의 최근 시험은 모두 소형이거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이나 핵무기와 무관하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자극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북한이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국제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연이은 발사 시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와도 맥이 닿아 있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과 코로나19 조치에 관한 내부 선전을 활용해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강화한 뒤에 (코로나19) 국제적 지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NG·中文) 코로나19에 북한도 '사회적 거리두기'…"1m 이상 간격 유지" | 북한터치 Ep.18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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