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코로나 봉쇄'로 하늘길 끊겨…교민 110여명 남아

입력 2020-03-30 10:33  

동티모르 '코로나 봉쇄'로 하늘길 끊겨…교민 110여명 남아
항공기 운항 중단…이친범 대사 "상황 악화 시 대책 구상"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동티모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한 달 동안 하늘길이 끊겼다.



30일 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동티모르 총리실은 장관회의를 거쳐 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외국인의 동티모르 입국이 금지됐고, 외국에서 입국한 모든 동티모르인은 14일간 의무 격리된다.
모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고, 5인 이상 회합과 스포츠·사교활동·문화행사가 금지되며 장례식 참석인원을 최대 10명으로 제한했다.




학교와 직업교육 시설 운영을 중단했고, 공무원은 최소 필수 인원만 남기고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상업시설 방문 시 손 소독과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시설 안에서도 사람 간에 최소 1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밖에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이 강제로 검사할 수 있다.
앞서 동티모르 국회는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26일 밤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비상사태는 한 달간 유지된다.
이달 중순부터 동티모르를 잇는 항공편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각각 주 1회, 주 2회 띄우는 세 편이 전부였는데, 이마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29일을 끝으로 한 달 동안 운항이 중단됐다.
육로를 이용한 인도네시아령 티모르와 국경도 폐쇄됐기에, 동티모르는 실질적으로 '국가 봉쇄'가 이뤄졌다.



동티모르는 450여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은 후 1975년 독립했지만, 열흘 만에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하고 이로부터 24년 뒤인 1999년 8월 유엔 감독하에 주민투표를 거쳐 다시 독립한 최빈국이다.
한국에 동티모르는 독립투표와 제헌 국회의원 선거 관리를 맡았던 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 상록수 부대 파병, 김신환 축구 감독의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 '맨발의 꿈'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동티모르에 남아 있는 한국 교민(주재원 포함)은 110여명으로 추산된다.
교민 220여명 중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단원 94명을 포함한 110여명이 최근 귀국하고 절반 정도가 남아있다.
이친범 주동티모르 대사는 "지금까지는 임시항공편을 요구하는 교민이 없었지만, 이제는 하늘길이 끊겼기 때문에 동티모르 내부 상황 악화 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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