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주재원 중 확진자 '0명'…자카르타 도로봉쇄 예행연습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세계적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다녀간 한국인 가운데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포항시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발리를 여행한 30대 남성(포항시 50번 확진자) A씨가 28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GA870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발리 체류 당시 쿠타와 스미냑, 짱구(Canggu) 등지에 아내와 함께 머물렀다.
그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귀국 당일 오후 바로 포항의료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결과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반면, 아내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세종시 43번 확진자(40대 남성)와 송파구 21번 확진자(33세 남성)도 발리에서 귀국한 직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 43번 확진자는 1월 7일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출국해 3월17일까지 체류하다 18일 발리로 이동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2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그는 스미냑 해변에만 머물렀고, 한국 교민 등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송파구 21번 확진자의 경우 15일부터 혼자 발리의 우붓과 스미냑 지역을 여행한 뒤 23일 대한항공 KE630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발리를 다녀간 세 명이 어떤 경로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송파구 21번 확진자와 포항시 50번 확진자 모두 쿠타 지역의 C 한국음식점에 다녀간 것으로 동선이 겹쳤다.
대사관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당사자들과 전화 통화를 통해 동선을 파악했다"며 "발리의 한국 교민과 직접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 확진자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시스템(GPS) 기록, 신용카드 사용명세, 동선별 CCTV를 분석해 구체적 동선을 공개하지만, 해외 체류 당시 동선은 당사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귀국자의 확진 판정 사례가 계속 늘고 있기에 현지 정보공개 부족으로 인한 각국 교민사회 불안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발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는 총 10명이고, 영국인 여성과 프랑스인 남성 등 2명이 사망했다.
이밖에 중국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이 발리에서 휴가를 보낸 뒤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감염자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역 매체들은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리의 관광객은 급감했고, 이달 20일부터 인도네시아가 모든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한 뒤 더 줄었다. 대한항공의 발리 노선 운항도 이 때문에 23일 이후 중단됐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체 총 1천285명이고, 사망자는 114명이다.
현재까지 한국 교민·주재원 가운데 확진자는 없다고 대사관은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엿새 연속으로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증가하자 '봉쇄'(lockdown)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봉쇄하지 않으면 죽을 것'(#LockdownOrDie)이란 내용의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벌어지고, 중부 자바의 뜨갈시와 파푸아, 서(西)망가라이군 등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봉쇄조치에 나섰다.
수도 자카르타 주 정부는 4월 19일까지 비상사태 대응 기간을 2주 더 연장해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지난 주말에는 경찰 등이 국지적인 도로봉쇄에 대비해 예행연습을 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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