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호텔 텅빈 라스베이거스…노숙자는 주차장 바닥 취침

입력 2020-04-01 04:50   수정 2020-04-01 16:42

코로나19로 호텔 텅빈 라스베이거스…노숙자는 주차장 바닥 취침
야외 주차장에 노숙자 임시대피소 마련했다가 여론 비판 직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라스베이거스 행정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노숙자 임시 대피소를 만들었다가 여론의 따가운 비판에 직면했다고 3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 행정당국이 야외 주차장에 노숙자 취침 시설을 마련했는데, 카지노 영업 중단으로 텅텅 비어있는 인근 호화 호텔과 대비가 되면서 여론의 비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와 라스베이거스시는 지난 주말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시내의 한 대형 주차장을 노숙자 임시 대피소로 개조했다.
가톨릭 자선단체가 운영하던 노숙자 쉼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서 시설이 폐쇄됐고, 이곳 노숙자들이 오갈 데가 없어지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말만 대피소였지 노숙자끼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도록 콘크리트 바닥에 흰 선을 그은 것이 전부였다.
노숙자 대피소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온라인 여론은 들끓었다.
트위터에는 "라스베이거스 호텔이 완전히 비어있지만, 라스베이거스시는 노숙자들을 주차장에 방치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 못하는 실패한 사회의 증거다"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코로나19로 인해) 카지노는 버려졌고, 호텔의 수천개 객실은 비어있지만, 라스베이거스는 노숙자 대피소로 야외 주차장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라스베이거스시는 의도한 일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주차장 인근 실내 전시센터는 임시병원 용도로 지정됐고, 주차장 바닥에 카펫을 깔려 했지만 코로나19 소독 문제로 사용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시 관계자는 "가톨릭 자선단체가 금주 중 다시 노숙자 쉼터를 열게 되면 임시 대피소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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