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기저질환 없었다"…건강했지만 양성판정 사흘만에 숨져
감염률 2%·입원율 0.3%…전문가 "통계, 안전하단 뜻 아냐" 경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13세 소년이 숨졌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최연소 환자인 이스마일 모하메드 압둘와합은 킹스칼리지 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만인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사흘 뒤 숨을 거뒀다고 유족 측이 밝혔다.
유족들은 "이슬라미가 숨을 쉬기 어려워하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했지만,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가 아는 바로는 이슬라미에게 기저질환(미리 앓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지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코로나19에 걸린 건강한 청소년이 숨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유증상자의 0.3%만이 병원 치료를 필요로하고, 0.006%가 숨진다"며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청소년은 3만명당 2명꼴"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가 올해 2월 20일까지 확보한 코로나19 확진자 7만2천314명의 나이를 분석해보면 19세 미만 환자는 2%에 불과했으며,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08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 어린이가 사망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이 학술지 '랜싯 감염병'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도 10세 미만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은 0.0016%로 극히 낮았고, 10∼19세 환자 중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중증으로 악화한 비율은 0.04%로 미미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연령대가 낮으면 코로나19에 걸려도 가벼운 증세를 보이고, 사망에 이를 확률이 낮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에서 완전히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소아감염면역학과 앤드루 폴러드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아이들이 감염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이들 감염규모가 성인들 감염규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설명했다.
사우샘프턴 소아병원의 산제이 파텔 소 감염병 전문의는 "직장 내 감염, 이동 중 감염 때문에 코로나19가 성인들에게 먼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임상학을 가르치는 나탈리 맥더모트 박사는 "감염에 취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소년 집단에서 왜 사망이 발생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슬라미의 부검으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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