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상승률 9개월만에 최저…"이젠 오를 일만 남아"

입력 2020-04-02 10:42   수정 2020-04-02 10:44

서울 전셋값 상승률 9개월만에 최저…"이젠 오를 일만 남아"
내년 입주 물량 급감, 정부정책·저금리도 상승 압력 요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전셋값이 올해 상승 폭을 축소하고 있으나 앞으로 다시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통계분석 시스템 REPS(렙스)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를 제외한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5월 첫째 주부터 지난달 넷째 주까지 46주 연속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새 학기 이주가 마무리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본격화한 지난달은 월간 전셋값 상승률이 0.2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달 넷째 주 전셋값 상승률은 0.03%로, 작년 6월 넷째 주 상승률(0.03%) 이래 최저 상승 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내년 입주 물량, 정부의 부동산 규제, 초저금리 환경, 정시확대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서울의 전셋값은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천217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올해 입주 물량(4만2천173가구)의 55.1%에 그칠 예정이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시중에 풀릴 전세 물건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규제 대책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갭투자로 분양을 받거나 매수를 한 집주인들이 아파트 전세를 놓지 못하고, 입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1순위 지역 우선 거주 자격도 기존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돼 유망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세입자로 거주하려는 예비 청약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예금을 통한 이자수익 감소로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묵혀두기보다 월세로 전환해 현금 수익을 늘리는 수요가 증가하면 그만큼 전세 물건은 귀해진다.
정부의 정시확대 방안도 정통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전세 물건이 줄어들 요인이 많아 서울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전셋값의 계속된 상승으로 임차인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시행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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