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상태 나은 중환자 우선"…영국의협 코로나 지침 제시

입력 2020-04-02 11:34  

"젊고 상태 나은 중환자 우선"…영국의협 코로나 지침 제시
영국의사협회 "부족한 의료자원, 살 사람에게 먼저 배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영국에서 의료자원이 부족해지면 더 젊고 상태가 나은 환자를 우선 치료하라는 의사단체의 지침이 나왔다.
이탈리아와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중환자가 쏟아지면 의료진이 '어려운 윤리적 선택'에 내몰릴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사협회(BMA)는 최근 마련한 지침에서 의료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선 젊고 더 건강한 환자들을, 나이 들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보다 우선해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BMA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달하면 "부족한 자원을 배분하는 것에 관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다"며 지침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지침대로라면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등 일반적으로 치료 결과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중환자는 증상이 호전 중이라도 산소호흡기 등 장비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BMA는 또 환자를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시킬 때도 건강한 사람들을 우선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지침은 치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인공호흡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한계치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망 확률이 이 한계를 넘어서거나 치료가 필요한 기간이 긴 환자들은 집중 치료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는 나이가 많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중환자실에 입원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며, 기저질환으로는 심장병, 신장병, 당뇨,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이 해당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지침은 또한 국민보건서비스(NHS)나 통신 분야 등 필수적 서비스나 산업 종사자들에게 중환자실 입원에 우선 순위를 주라고 제안했다.
이런 내용의 지침이 발표된 것은 그만큼 영국에서 의료 자원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영국 보건당국은 현재 전국 의료시설에서 약 3만 대의 호흡기가 더 필요하지만, 다음 주까지 새로 공급되는 호흡기는 약 30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9천47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기준 2천352명으로 확인됐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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