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말레이·베트남·미얀마·라오스 등 항공편 마련
"확진자 급증·열악한 의료 인프라·차별 걱정"…교민사회 동요
(아시아 종합=연합뉴스)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하고 봉쇄령이 확대되면서 불안해진 현지 한국 교민들의 귀국을 위한 전세기, 특별기, 페리 운항 등이 급증하고 있다.
페리 운항이란 승무원만 타고 가는 여객기로 지금은 한국에서 출발해 외국인 입국이 금지된 국가로 떠난다.
2일 현지 한국대사관과 업계, 한인회 등에 따르면 오는 5일부터 인도와 네팔에서 여러 대의 임시 운항 특별기와 전세기가 떠 교민 1천명가량이 귀국할 예정이다.
5일 뉴델리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임시 운항편(KE-482편)에는 230여명이 탑승할 예정이고,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한인회가 추가 귀국 수요를 조사해 12일 이후 2차 특별기 운항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뭄바이 한국총영사관도 특별기 운항을 위해 운항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공장 등이 있는 남부 첸나이에서는 한인회가 직접 전세기를 준비해 오는 12∼13일 최대 530명의 교민을 귀국시키기로 했다.
국가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명에 육박한다.
대한항공 카트만두-인천 노선이 잠정 중단된 네팔에서도 10일 특별기 운항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대사관이 우리 교민에게 귀국을 권고한 파키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에도 200여명 늘어 2천291명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다른 남아시아 국가에서도 한인회 등이 귀국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유럽, 한국,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 수는 적은 편이지만 교민들은 열악한 현지 의료 인프라를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망이 뚫리면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제대로 치료조차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상현 첸나이한인회장은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武漢)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교민은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임대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은 상태"라며 "교민들은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더 커질 것을 걱정하는 등 동요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오는 4일과 8일 밤 인천으로 떠나는 대한항공 특별기가 운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가장 빠른 말레이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2천908명으로 늘었다.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에서도 2일까지 9일 연속 매일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미얀마와 라오스에서도 이날부터 한국행 특별기와 전세기가 잇달아 뜬다. 특히 대한항공에서만 특별기 운항을 준비하던 미얀마에서는 한국대사관이 당국에 협조를 요청, 미얀마항공에 가세했다.
베트남에서도 병원 집단감염 사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만 하노이와 호찌민으로 페리 운항 여객기를 보내던 것이 대한항공, 제주항공으로 확대됐다. 또 베트남 국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이 가세하면서 다낭도 운항지역에 포함됐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최다 538명 발생하는 등 급증하고 있는 데다 생계난을 겪는 주민의 시위가 발생하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경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은 사살해도 좋다고 지시했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집단감염자가 늘어나 누적 확진자가 각각 1천875명과 1천명으로 늘었다.
(방콕 김남권 하노이 민영규 뉴델리 김영현 자카르타 성혜미 특파원)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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