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사회 개최…조원태는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이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한진칼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부로 한진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이와 함께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조 회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한진칼은 김석동 의장의 선임을 계기로 한진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한층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김 신임 의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하면서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금융·행정 전문가로, 35년간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특히 김 의장이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 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진칼은 2월7일 이사회에서 이사회 규정을 개정, 대표이사가 맡도록 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내건 정관 변경안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의 표 대결 과정에서 모두 부결되면서 일각에서는 주총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에 한진칼은 당초 이사회 규정 개정대로 이날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한 데 이어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의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극대화했다.
또 각 사외이사는 최대 2개까지만 위원회를 겸직하도록 해 충실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안이 가결됨에 따라 조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신임 사외이사인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에게 외부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의장직을 맡겼다.
대한항공에 이어 한진칼도 이사회 의장을 외부인이 맡게 되는 만큼 이사회가 그룹 총수 일가의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갖추고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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