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과밀' 난민캠프서 20여명 코로나19 집단 감염(종합)

입력 2020-04-03 03:25  

그리스 '과밀' 난민캠프서 20여명 코로나19 집단 감염(종합)
보건당국 캠프 전체 14일간 폐쇄…대규모 발병 우려 커져
아테네 근해 정박 페리서도 승선 380명 중 119명 확진 판정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과밀 문제가 심각한 그리스 난민캠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dp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 75㎞ 지점에 있는 리초나 난민캠프에서 체류하던 아프리카 출신 19세 이주민 여성이 지난달 31일 아테네 한 병원에서 출산한 직후 시행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스 난민캠프에서의 첫 감염 사례다.
보건당국은 직후 해당 여성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 캠프 내 체류자 63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고 이 가운데 2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당국은 이주민 2천500여명이 체류하는 리초나 캠프 전체를 14일간 폐쇄하는 한편 감염자들을 위한 캠프 내 격리 구역을 지정했다.
아울러 역학조사를 통해 이 여성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상시 과밀 상태인 난민캠프 내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대규모 발병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난민캠프는 전 세계적으로 분쟁지역과 더불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중동과 마주한 그리스는 이탈리아·스페인·몰타 등과 함께 유럽연합(EU) 내 주요 이주민·난민 유입국 가운데 하나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그리스에 체류하는 이주민·난민 수는 총 7만4천482명으로 2018년(5만508명) 대비 47.4%, 2017년(3만6천310명)에 비해선 105% 각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만명이 터키와 인접한 에게해의 레스보스·키오스·사모스·레로스·코스 등 5개 섬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 중반부터 터키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주민·난민이 몰려들며 이들 섬뿐만 아니라 그리스 본토 대부분의 난민캠프가 정원을 초과한 상태다.
한편, 그리스와 터키를 오가는 페리에서도 승무원을 포함한 총 380명의 승선 인원 가운데 1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그리스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 페리선은 터키측 입항이 거부돼 현재 아테네 근해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인 승객은 단계적으로 하선한 뒤 아테네 한 호텔에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다.
그리스에선 지난달 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1천54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집계에는 페리선에서의 확진자 수는 빠져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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