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로부터 위치정보 받아 익명화한 뒤 방역에 활용
코로나19 가장 심각한 마드리드 약사회, 정부에 "마스크 달라" 요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협력해 휴대전화기의 위치정보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발령한 전국의 이동제한령 감시를 위해 '데이타코비드'(DataCovid)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데이타코비드는 전국적인 이동제한령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방역의 구멍을 찾아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스페인 통계청(INE)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데이터에서 개인정보를 제거해 익명화한 뒤 이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방역에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사용하는 것이 사생활·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면서 꺼리는 기류가 강했으나 이런 분위기가 역전된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가 사람들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지난달 14일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식료품 등 생필품 구매를 위한 목적이나 질병 치료, 출퇴근 목적의 외출만 허용되다가 지난달 30일부터는 필수부문을 제외한 직장인들의 외출도 금지하는 등 이동제한 조치가 한층 강화됐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상황은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심각하다. 사망자만 1만명을 넘어 2일 현재 1만3명에 달한다.
전날보다 사망자는 950명 늘어 일일 사망자로는 최다를 기록했으며, 확진자는 총 11만238명이다.
한편, 스페인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수도권의 약사들은 정부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루이스 곤살레스 마드리드 약사회장은 이날 텔리신코 방송에 출연해 "대중과 접촉하는 약사들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다"면서 "우리가 정부지원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에서는 최소 5명의 약사가 근무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현재 270명의 약사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격리상태에 있다.
마드리드 일대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 4천175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0%에 달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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