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0일 4일간 '공화 전대 1주전'…팬데믹 추이 따라 추가연기 가능성도
코로나19 여파에 선거정국 자체 실종…일각선 '화상 전대' 방안도 고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설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결국 8월로 한달 가량 전격 연기됐다.
경선 일정을 뒤로 미루는 주가 속출한 데 이어 급기야 '피날레'인 전대 개최마저 연기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11월 3일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 일정 전체가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양상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NBC방송 등 미언론에 따르면 미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일(현지시간) 당초 7월 13∼16일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 예정이던 전당대회를 8월 17일로 시작되는 주로 미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은 민주당 전대가 8월17일부터 나흘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대 책임자인 조 솔모네스는 성명을 통해 전대 연기 결정을 확인하며 "현재 우리가 처한 불확실성의 분위기에 비춰볼 때 안전하고 성공적인 전대를 열 수 있도록 이 상황이 어떻게 펼쳐져 나가는지 지켜보기 위한 추가적인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전대 참석자들 및 개최 도시의 건강·안녕과 이 역사적이고 중차대한 행사 개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는 것 외에 세부사항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민주당의 전대 연기 발표는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연기 불가피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지 얼마 안 돼 나온 것이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연기론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방송 인터뷰에서 7월에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데 이어 전날 인터뷰에서도 8월로 옮기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정한 일정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대 일주일 전에 열리게 됐다.
당초 민주당은 7월 24일 개막될 예정이었던 도쿄 하계 올림픽 개막일을 감안, 그 이전으로 전대 날짜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 선거 역사에서 전통적으로 야당의 전당대회가 여당보다 먼저 잡혀 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따라서 이번에 민주당이 공화당 전대 일주일 전으로 조정한 것도 일단 이러한 전통을 깨지 않기 위한 차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병 추세에 따라 전대 일정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 관계자들은 8월 전대 역시 연방 및 주 정부 보건 당국자들의 권고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경우 8월 24∼27일 전대 일정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러나 공화당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동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모두 '화상 전대'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민주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 전체가 헝클어지면서 경선을 통한 흥행몰이를 통해 축제와 화합의 장을 연출, '트럼프 대항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려던 민주당의 전략은 타격을 입게 됐다.
그동안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최대 이벤트'인 전대 준비에 수개월간 매진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일정 조정에 따른 준비상의 혼선도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벌어진 초유의 개표 지연 사태로 시작부터 파행과 혼선으로 얼룩졌던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시작부터 끝까지 진통으로 점철되게 된 셈이다.
경선일정을 조정하는 주(州)가 잇따르면서 6월 첫째 주 화요일인 6월 2일 경선을 치르는 주가 당초 몬태나, 뉴저지,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 등 4곳에서 코네티컷, 델라웨어, 인디애나,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워싱턴DC 등 11곳으로 증가, 6월2일 경선이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이어 '제2의 슈퍼 화요일'로 자리 잡게 됐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대선을 집어 삼켜버리면서 선거 캠페인이 올스톱되는 등 선거 자체가 실종된 흐름이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초반 부진을 극복, 대세론을 굳히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꺾고 본선 피켓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대선이 코로나19 국면에 묻히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존재감 부각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무늬만 경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힌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집회 등의 원천차단으로 인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일일 백악관 브리핑을 사실상의 선거운동의 장으로 활용하는 듯한 분위기이다.
이와 함께 현재 수정된 계획대로 8월에 전대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팬데믹 학습효과'로 인해 대규모 인원 참석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 CNN방송은 "미국의 정치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전면적인 변화를 겪게 됐다"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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