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반도·남중국해·시리아 등 분쟁지에 변수"

입력 2020-04-03 17:02  

"코로나19, 한반도·남중국해·시리아 등 분쟁지에 변수"
서방, 경기침체 탓 국방→보건·복지 우선순위 전환
북한, 국제사회 지원 호소…중국, 남중국해 개입 강화
이란, 제재·창궐 이중고…시리아·리비아·예멘 재난 격화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목이 쏠려있지만, 내전과 갈등으로 점철된 분쟁지역은 코로나19가 아닌 또 다른 위협들과 여전히 싸우고 있다.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다가도 공동의 적을 만나면 힘을 합칠 수밖에 없듯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대형 위기를 마주한 세계가 분쟁지역에서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벨기에 소재 국제위기그룹(ICG)은 코로나19로 서로 반목해온 국가들이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지도자들은 비판론자들을 탄압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코로나19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가 분쟁지에 어떤 구체적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들 지역에 세력을 행사하는 서방 민주국가들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더 선명하게 나오고 있다.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팀 헉슬리 아시아지부 이사는 서방국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국 경제부진과 재정지출 제한에 직면해 우선순위를 국방에서 보건과 복지로 옮겨가는 방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일반적인 관측 속에 국제사회의 갈등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들의 주목할 움직임이나 새로운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약 3개월 동안 발사체를 발사하지 않다가 지난달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연쇄 발사하며 전 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그간 군사적 도발을 일으켜 한국과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낙후할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열악한 의료체계를 지닌 북한이 코로나19 대처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영유권 분쟁지역 남중국해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어선과 해안경비함이 자취를 감추는 등 비교적 평화를 유지하는 분위기였으나 중국 베이하이(北海)시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중국 어선들이 다시 남중국해로 출항하기 시작했다.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베트남 등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지난 2월 말까지 조업한 어선은 360척에 달하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곳에 중국이 연구소 두 곳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명 넘게 나오고 알리 라리지니 의회 의장 등 고위 관료들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이란에 내린 경제 제재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 일부 인사들은 사석에서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적, 경제적 위기가 이란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지만,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지난달 "이란의 위협은 여전히 높다"며 선을 그었다.
2011년 시작된 내전으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시리아에서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가 지난달 휴전을 했지만,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이들립주에는 난민촌이 많아 코로나19가 "매우 빨리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인도주의적 재난이 더 심해진다면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이 촉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정부군과 반군간 분쟁을 완화하는 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 측은 최근까지도 수도 트리폴리를 공격했고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비상주 연구원인 에마데딘 바디는 리비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적군에 있다고 비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내전국 예멘에서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아랍권 국가 중 최빈국인 예멘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예멘 당국과 협력해 코로나19 발생에 대비하고 있으나 그 와중에 예멘 반군 후티는 지난달 28일 사우디아라비아 영토로 탄도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고, 사우디군은 이를 요격하는 등 교전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는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 이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IS 지도부는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알바나'로 코로나19를 적군을 공격할 기회로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는 지난달 말 IS가 배후를 자처한 공격으로 시크교 사원에서 수십명의 신도가 목숨을 잃었고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시나이반도,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IS가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르반 빅토리 헝가리 총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국내적으로 더 많은 권력을 모으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