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기술 시연…라이트 형제 첫 비행 순간 화성 재연될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올 여름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아틀라스Ⅴ 로켓에 실려 '붉은행성'을 향해 발사될 때 '화성 헬리콥터'도 함께 간다.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는 탐사 로버의 메인 미션에 꼽사리 끼어 기술 시연을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성공하면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만큼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퀴로 굴러다니는 로버 탐사시대를 넘어 날아다니는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화성 헬리콥터는 최종 점검을 일찌감치 마치고 이미 퍼서비어런스 동체의 배 부위에 부착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NASA는 7월 17~8월 5일 사이로 예정된 발사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계획대로 발사된다면 내년 2월 퍼서비어런스호와 함께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착륙 뒤 두 달 반 안에 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기기 점검을 시작으로 비행 시험에 나서게 된다. 화성 헬리콥터는 이륙에서 착륙까지 최대 90초간 5m 높이로 300m비행하게 되는 데 성공하면 지구 밖 다른 행성에서 이뤄진 첫 동력 비행체의 비행이 된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가능한 모든 시험을 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솔직히 밝히고 있다.
지구와 다른 환경을 가진 화성에서 헬리콥터 기술을 시연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화성 헬리곱터 아이디어는 JPL에서 35년간 일해온 인도 출신 로봇 과학자 봅 발라람 박사가 1990년대부터 갖고 있던 것이었지만 NASA의 기술시연 사업으로 선정돼 시제품을 만드는 것은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비행체를 만드는 것과 같았다.
우선 화성의 대기가 지구의 1%밖에 안 돼 헬리콥터의 비행 한계선을 7배나 넘는 10만피트(약 3만m) 상공을 비행하는 것과 같다는 점과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점을을 고려해야 했다.
또 태양광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와 통신장비 등을 포함해 비행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필요했다.
이와함께 퍼서비어런스호 탐사에 꼽사리 낀 기술시연인 만큼 로버의 안전을 100% 보장해야 했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탄생한 것이 아래, 위 두쌍의 역회전 날개를 가진 1.8㎏짜리 화성 헬리콥터다. 회전날개 길이는 1.2m.
연구팀은 화성 헬리콥터가 대기가 약한 화성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JPL의 우주 시뮬레이션 진공방을 활용했다. 너비 7.6m의 원통형 방 안에 있는 질소와 산소 등을 모두 빼내고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화성과 비슷한 대기를 만들어 실험했다.
발라람 박사는 이 "미친 아이디어"가 화성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행성에서 이뤄진 라이트형제의 첫 비행의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화성 탐사선이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할 때 지상 관제소에서는 '공포의 7분'이라고 하지만 "화성 헬리콥터가 뜨거나 내릴때마다 우리에게는 공포의 7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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