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신속승선 위해 절차 개선…"음성판정 받아오라 요구않겠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앙으로 떠오른 미국 뉴욕에 급파된 대형 병원선(船)이 거의 텅 빈 상태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미 해군의 병원선 컴포트호(號)는 지난달 30일 위용을 과시하면서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기에도 벅찬 뉴욕의 의료시스템을 대신해 일반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컴포트호는 1천개 병상과 12개 수술실, 방사선과, 약국, 의료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바다 위의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병원선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고 허드슨강변에 몰리기도 했다.
문제는 엄격한 입원 규정과 까다로운 절차 탓에 일반 환자들의 승선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뉴욕 내 의료시설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병원선에 오를 수 있다. 바이러스가 함정에 퍼지게 되면, 병원선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우려 탓이다.
이렇다 보니 일찌감치 과부하가 걸린 뉴욕 의료시설에서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49개 질환에 대해서는 승선이 허용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병원선은 전쟁에서 부상한 군인을 치료하기 위해 특화된 시설이다 보니 일반 민간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의 한 의료진은 "여기는 전쟁터"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지 못한다면 대체 무슨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것인가"라고 말했다.
NYT는 "현재 병원선에 오른 환자는 목요일(2일) 오후 기준으로 고작 20명"이라며 "1천개 병상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고, 1천200명의 승조원은 대부분 휴무 상태"라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 정박한 또다른 병원선 머시호 역시 환자가 총 15명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환자들의 승선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컴포트호의 사전검진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일차 검진은 병원선이 정박한 부두에서 실시된다.
컴포트호 측은 코로나19 음성판정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각 환자들은 체온 검사와 간단한 문진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CNBC방송은 덧붙였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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