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망자 104명…도쿄지사, 긴급사태 선포 거듭 촉구
도쿄도, 7일부터 경증자 호텔 수용…외출 자제로 도심 거리 '한산'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연일 수백명 단위로 늘고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각 광역단체(도도부현·都道府縣)와 후생노동성이 5일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오후 10시 기준으로 도쿄도(都) 143명을 포함해 356명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3일(353명) 이후 사흘째다.
이날 도쿄도에서 새롭게 확인된 감염자 수는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았던 전날 기록(117명)을 경신했다.
도쿄도는 애초 전날 확진자 수를 118명으로 발표했다가 117명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도쿄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1천33명이 되면서 1주일 새 2.4배로 급증했다.
또 도쿄 지역의 환자 급증 영향으로 일본 내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총 3천854명(공항 검역단계 확인자· 전세기편 귀국자 포함)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더한 일본 전체 감염자는 4천56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이날 도쿄에서 7명 등 9명이 늘어나 총 104명(유람선 승선자 11명 포함)으로 파악됐다.
도쿄도는 감염자 급증 추세에 맞춰 중증자 위주로 진료체계를 바꾸기로 하고 오는 7일부터 순차적으로 입원중인 경증자를 퇴원 시켜 호텔 등에 머물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일본에선 확진 판정을 받으면 감염법에 따라 증상 정도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입원한 뒤 바이러스 검사에서 2차례 연속 음성으로 나와야 퇴원할 수 있었다.
후생성은 전국적으로 환자가 늘어 의료기관의 부담이 커짐에 따라 경증자가 호텔 등 일정한 시설에서 요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이날 NHK '일요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가(중앙정부)의 결단이 지금 요구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 선포를 거듭 촉구했다.
고이케 지사는 법률에 근거해 긴급사태가 선포되면 지금까지의 외출 자제 요청보다 한 발 더 나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도쿄도는 긴급사태 상황을 상정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후생상)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사카(大阪)시 오사카구치소에 근무하는 40대 남성 교도관 1명이 일본 교정시설 관계자로는 첫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교도관은 지난 2일 발열 증상을 보인 뒤 의료기관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상태에 있었다.
일본 당국은 이 교도관이 담당하던 재소자 4명을 격리하고 동선에 맞춰 시설 소독 작업을 벌였다.
나가사키(長崎)시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대책으로 원폭자료관과 군함도 등 시영(市營) 전시시설을 오는 10일께부터 이달 28일까지 일제히 폐쇄하기로 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하시마(端島) 탄광이 있는 곳이다.
한편 각 지방 자치단체가 이번 주말에도 외출 자제를 요청하면서 휴일인 이날 일본 전역의 주요 도심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NHK는 도쿄 신주쿠(新宿)역의 동쪽 광장이 평소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이날은 매우 한산했다고 전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29세 여성은 "계속 집에만 있으면 애완견의 스트레스가 쌓여 산책하러 나왔다"면서 "지난주보다 확연하게 행인들이 줄어 긴장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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