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중단되면 GDP 0.72% 낮추는 결과…각 클럽, 해고 대신 월급 삭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프란시스쿠 아우메이다(37)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州)의 프로축구클럽 포르탈레자에서 잔디 관리사로 일한다.
이 클럽에서 19년째 일하는 아우메이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지 못해 수입이 줄어든 클럽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에 조마조마했다. 자신이 부양해야 할 가족 때문이다.
다행히 클럽이 선수와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월급을 줄이기로 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걱정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축구계에서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브라질축구협회(CBF)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축구협회의 의뢰로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영(E&Y)이 진행한 조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축구 경기가 전면 중단되면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을 최소한 0.72%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지난 2018년 기준 529억 헤알(약 12조4천억 원)이며, 현재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의 고용 인력은 15만6천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스타디움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각 클럽의 직원들, 기타 축구 관련 업체 종사자를 합친 것이다.
축구협회의 조사 결과 각 클럽은 인건비 부담이 적은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황이 어떻게 바퀼지 모른다.
축구협회는 직원 월급을 줄여서라도 고용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클럽들은 20∼30% 월급 삭감 조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클럽은 '직원 보호 네트워크'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저임금 직원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기장 주변의 노점상을 돕자는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북동부 바이아 클럽의 서포터즈들은 지난주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 경기장인 폰치 노바 주변의 노점상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여 전달할 예정이다.
서포터즈들은 "노점상들이 바이아 클럽 직원은 아니지만, 축구 경기장에서 항상 만나는 가족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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