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숭배받는 유물 중 하나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壽衣)'가 이례적으로 온라인과 TV를 통해 공개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리노의 체사레 노시글리아 대주교는 부활절 하루 전날인 오는 11일 토리노 대성당에서 이 수의 앞에서 기도할 것이며 이러한 의식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고 TV를 통해서도 방영될 것이라고 지난 4일 밤 밝혔다.
노시글리아 대주교는 자택에서 이 기도에 참여하도록 신앙인들을 초대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반 대중 없이 수의가 공개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토리노 수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예수의 시신을 감싸 예수의 형상과 혈흔이 남아 있다고 알려진 가로 4.41m, 세로 1.13m 크기의 아마 재질의 천이다.
노시글리아 대주교는 "이번 사색의 시간은 주님의 열정과 죽음을 우리에게 상기시키면서도 그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우리 가슴에 열어주는 성의(聖衣)의 모습을 전 세계 누구에게나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시글리아 대주교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가운데 수의 전시를 요청하는 "사람들, 연장자와 성인과 젊은이들로부터 온 많고 많은 메시지"에 자신이 응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리노 수의는 그간 이를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관돼왔으며 1세기에 1~2회가량 전시돼 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간 이러한 횟수는 더 늘어났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과 이후 경기침체기인 2010년에 재차 전시됐으며 2013년 성토요일(부활절 전주의 토요일)에도 선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5년 또다시 토리노의 수의가 전시됐을 때 수의 앞에서 기도한 적이 있다. 당시 전시에는 2개월간 약 20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이후 2018년 매우 짧은 시간 한 무리의 청년들에게 선보여진 적이 있다.
토리노의 수의는 교황청이 소유하지만, 보관은 토리노 대교구가 맡는다.
이 천에는 십자가형으로 숨진 예수의 모습과 혈흔이 남아 있다고 알려졌으나 과학적 진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토리노가 속한 피에몬테주의 경계지역인 롬바르디아주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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