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논란…서초구는 "막을 권한 없다" 방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에도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설명회를 재차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3일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의 합동 홍보설명회를 오는 12일 엘루체컨벤션 6층 노천 옥상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설명회를 야외에서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정부가 실내 모임을 금지하고, 나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건강상 이상이 있는 조합원은 가급적 설명회 참석을 자제하고, 참석 시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조합은 정부와 지자체 권고를 무시하고 지난달 31일 시공사 합동 설명회를 강행하려다가 언론의 비판 보도와 서울시·서초구의 제지에 이달 5일 이후로 행사 일정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연장된 상황에서 조합이 또다시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번에는 설명회를 실내에서 1∼3부로 나눠 소규모로 진행하려 했지만, 이번엔 아예 야외로 장소를 바꿨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고덕그라시움)와 강남구 개포시영(개포래미안포레스트) 재건축 조합도 지난달 21일 야외에서 조합 총회를 강행해 논란을 빚었다.
이들 조합이 총회·모임을 강행하는 이유는 재건축 추진 일정이 미뤄질수록 사업비 이자 부담 등 조합과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정비사업에 대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유예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대신, 각 조합에 5월 하순까지 총회 등의 행사를 미루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와 각 지자체는 조합이 총회 등을 강행해 엄중한 사회적 상황에 반하는 물의를 일으키면 관련 규정(감염병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고발뿐 아니라 행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공문을 각 조합에 보냈다.
그러나 관할 구청인 서초구는 "실질적으로 조합이 주최하는 설명회를 막을 권한이 없다"며 방관하는 자세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신반포15차의 한 조합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합동 설명회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묻고 싶다"며 "서울시나 서초구가 이런 상황을 알고도 방관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