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부터 이동제한령 발동 중…코로나19 확진자 3천793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 봉쇄령'을 발동 중인 말레이시아가 하이네켄과 칼스버그 맥주 공장 가동을 허락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철회했다.
7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국방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 주재 특별 각료회의 결과 맥주 공장들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많은 사람이 왜 맥주 공장이 지금 문을 열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4주간 이동제한 명령을 발동해 국경을 폐쇄하고, 생필품 구매·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집 밖 외출을 금지했다.
정부는 고무장갑 공장, 콘돔 공장 등 '필수 서비스 사업장'만 평상시 대비 절반의 인력으로 가동하도록 허가해주고 있다.
하이네켄과 칼스버그 맥주공장은 이동제한령 발동 후 가동이 중단됐으나 최근 운영재개 승인을 받은 사실이 5일 공개됐다.
하이네켄 측은 "우리는 제품을 지속해서 공급하고, 고용을 유지하며 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의무가 있다"고 운영 재개의 근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 시민들과 정치권은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야당 정치인 자이드 이브라힘은 트위터를 통해 "하이네켄을 생산하는 것이 필수 서비스로 간주된다면, 나는 필수 서비스에 더 적합한 200가지를 생각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 또한 "다른 업종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알코올음료를 생산하는 양조업계의 영업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131명이 추가돼 총 3천793명이고, 사망자는 62명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장군인과 경찰을 도로 곳곳에 배치해 이동제한령 위반자를 단속 중이며 현재까지 4천명 이상이 해당 혐의로 체포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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