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다녀온 확진자 왜 많나 했더니…"3명은 숙소 공유한 사이"

입력 2020-04-07 17:27   수정 2020-04-0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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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다녀온 확진자 왜 많나 했더니…"3명은 숙소 공유한 사이"
오픈 카톡방에 "풀빌라 팀 16명 중 3명 확진·10명 음성 판정받아"
지자체, 귀국 후 동선만 파악하고 해외 체류 정보는 조사하지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귀국한 한국인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는 '숨겨진 이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리에서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은 총 6명이다.
이들은 ▲ 세종시 43번 확진자(40대 남성·3월 22일 귀국) ▲ 송파구 21번 확진자(33세 남성·3월 23일 입국) ▲ 포항시 50번 확진자(30대 남성·3월 28일 귀국) ▲ 서울 동작구 26번과 27번 확
진자(30대 부부·4월 2일 입국) ▲ 남양주시 23번 확진자(25세 남성·3월 30일 귀국) 등이다.



그런데 이들 6명의 확진자 가운데 3명이 3월 말 '풀빌라'를 함께 사용한 사실이 공개됐다. 풀빌라는 수영장이 갖춰진 별장식 숙박시설을 뜻한다.
발리 자유 여행자들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참여자 370여명)에는 최근 발리를 다녀온 한국인의 감염 소식이 잇따라 보도된 뒤 확진자들의 발리 체류 당시 숙소와 동선을 두고 논란이 불붙었다.
확진자 중 일부가 오픈채팅방을 통해 풀빌라를 함께 빌린 뒤 3월 말 같이 지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한국인 여행자들은 비슷한 시기에 발리에 있었던 만큼 확진자들의 구체적인 동선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풀빌라팀원 중 확진자로 지목된 A씨는 "나도 어디서 감염된 지 모른다. 나와 가장 밀접한 아내는 음성판정을 받았다"며 "더는 풀빌라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너무 몰지 않았으면 한다"고 채팅방 이용자들에게 요청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풀빌라팀 모임장'을 자처한 사람이 "팀원 16명 가운데 13명이 귀국 후 검사를 받은 결과 3명이 확진 판정을, 1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나머지 2명은 6일 귀국하고 1명은 미정"이라고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채팅방 이용자 B씨는 "비슷한 시기에 발리에 다녀온 사람으로서 너무 불안했다"며 "발리의 한식당과 교민들은 한인 확진자의 잇따른 발생으로 충격이 크다던데, 확진자 중 최소 3명이 함께 어울린 사이라는 사실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 지자체는 확진자 동선 파악 시 인천공항 입국 시점부터 추적해 해외 체류 당시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침상 국내외 가리지 않고 14일간의 동선을 파악해 역학조사를 하라고 규정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침에 따라 지자체가 확진자의 해외 체류 당시 동선도 파악해서 공개하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확진자의 연락처라도 재외 공관에 알려주는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재외 공관에서 확진자의 전화번호를 알더라도 체류 당시 동선은 당사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확진자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시스템(GPS) 기록, 신용카드 사용명세, 동선별 CCTV를 분석해 구체적 동선을 공개하지만, 외국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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