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 비난 발언 공개되자 사과했다 다음날 사의…CNN "에스퍼가 사과 요구"
에스퍼, 성명서 "해군장관 대행 자진 사임"…후임 대행엔 현 육군차관 임명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임주영 특파원 =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승조원 하선과 함장 경질 결정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을 경질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은 7일(현지시간) 사의를 밝혔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를 수리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모들리 대행은 이날 에스퍼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폴리티코는 고위 국방당국자를 인용, 모들리 대행이 이날 에스퍼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사직서를 건넸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모들리 대행의 사의 표명에 에스퍼 장관이나 백악관이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모들리 장관대행의 사임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짐 맥퍼슨 현 육군차관이 해군장관 대행 직무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에서 "그(모들리)는 해군과 수병들을 자신보다 우선시하면서, 자진해서 사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병들을 위한 그의 보살핌은 진심이었다"며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후임 해군장관 대행과 관련, 모들리 대행과 대화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후임자를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맥퍼슨 신임 대행은 26년간 복무한 뒤 전역한 해군 제독 출신이라고 에스퍼 장관은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해군총장이 지난주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해 현재 진행 중"이라며 크로지어 전 함장과 관련된 추가 조치 여부에 대해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들리 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승조원들을 하선시켜 달라고 상부에 호소 서한을 보낸 크로지어 함장을 경질했으며 전날 크로지어 함장을 멍청하다고 비난하는 발언 녹취록이 공개돼 사과했다.
모들리 대행은 애초 녹취록 공개에도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퇴하라는 요구가 이어지자 결국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CNN방송은 에스퍼 장관이 모들리 대행에게 크로지어 함장에 대한 비난 발언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따라 전날 밤 모들리 대행의 사과가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스벨트호에서는 2천명 정도가 하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날 오전까지 전날보다 57명 증가한 최소 230명의 승조원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모들리 대행은 앞서 크로지어 함장이 승조원들을 감염 확산 우려에서 구해달라는 서한을 상부에 보낸 뒤 서한이 언론에 공개되자 일부 하선을 개시하면서도 함장의 판단이 극도로 좋지 않았다며 경질했다.
이에 따라 크로지어 함장이 루스벨트호에서 내리자 수백명의 승조원이 나와 함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지면서 경질은 과한 처사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