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극동 세관, '코로나19 우려'로 여객 이동 차단

입력 2020-04-08 12:58  

중러 극동 세관, '코로나19 우려'로 여객 이동 차단
"러, 중국인 추방" 유언비어에 중국당국 부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러시아 극동지방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는 중국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자, 양국이 국경 세관을 통한 여객 이동을 금지했다.
8일 러시아주재 중국대사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7일부터 러시아 포그라니치니와 중국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간 육로 세관(口岸·통상구) 인원 이동통로를 임시로 폐쇄한다"고 공고했다.
헤이룽장성 인민정부도 중러 양측이 합의를 통해 쑤이펀허 세관의 여행객 세관 검사 통로를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해외 유입객을 통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헤이룽장성의 경우 중국인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뒤 기차·버스 등 육상교통을 이용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주요 질병 유입통로로 부상한 상황이다.
헤이룽장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7일 사흘 연속 러시아에서 들어온 중국인 확진자가 20명을 넘겨, 7일 기준 역외에서 유입된 누적 확진자가 86명에 이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역외 유입 무증상감염자도 144명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쑤이펀허시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8일 오전 6시(현지시간)부터 모든 주거 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돌입, 사흘에 한 번씩 가구당 한명만 생필품 구입을 위해 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통제 강화에 나섰다.
쑤이펀허뿐만 아니라 또 다른 중러 국경거점인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중러 양국의 합의에 따라, 4일부터 여행객 세관심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헤이허시는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언급 없이 "최근 기온상승으로 강 얼음 두께가 얇아져 헤이허와 러시아 블라고베셴스크 사이의 (얼음 위 가설통로를 통한 수송에) 불안전 요소가 있다"면서 여객 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헤이룽장성 푸위안(撫遠)의 중러 세관도 문을 닫았다"면서 "매년 5월 1일께 문을 연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 내 중국인들과 관련한 각종 소문이 퍼져 중국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러시아주재 중국대사관은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인이 러시아의 비자·체류 규정을 어겨 러시아에서 구금됐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러시아 외교부에 확인 결과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일부 매체가 '러시아 정부가 중국인들을 대규모로 추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면서 "양국 외교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 최근 모스크바 주재 중국인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을 접수한 적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주재 중국대사 장한후이(張漢暉)는 7일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 후 다시 육로로 쑤이펀허 세관까지 오면 총 10여시간 걸린다"면서 이동과정에서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입국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러시아의 자가격리 방역지침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장 대사는 "극동의 중러 세관의 여행객 세관심사는 이미 모두 중단됐다. 화물만 운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로의 귀국 전세기 투입과 관련해 "러시아 주재 중국인이 16만명 정도다. 단기간 내에 이처럼 많은 중국인을 귀국시키기 어렵다"면서 "자가격리와 방호를 잘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구금됐거나 비자·거류 허가 문제 등으로 러시아 권력부서의 규제를 받은 사례는 없다"면서 "각종 소식과 유언비어가 도처에 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글로벌타임스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인용해 "러시아가 코로나19 우려로 자국 내 중국인 150만명을 추방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온라인상에서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프리모르스키 지방정부는 러시아 연방정부에 극동을 거치지 않고 모스크바에서 바로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들어가는 전세기 편성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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