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 당 대량 항체검사 검토…항체 양성 시민에 '면역증' 교부도 검토
영국, 1천750만개 주문하고도 신뢰성 문제로 일반 공급 미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멈춰선 일상을 회복할 방안으로 대규모 항체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독일에서는 항체검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 이탈리아 일부 주(州)정부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체검사는 혈액 샘플을 분석해 특정 항체가 생성됐는지 확인함으로써 코로나19 감염과 면역성 여부를 판단하는 진단검사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대규모 항체검사를 진행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 개인은 항체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성을 확인하고 자가격리에서 벗어날지 판단할 수 있다.
독일 헬름홀츠 감염연구소의 제라드 크라우제 박사는 독일에서는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이미 검사에 들어갔거나, 앞으로 검사할 계획이라고 WP에 밝혔다.
독일 IFLb 연구소는 매일 500개의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 외에도 70개의 항체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본 대학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하인스베르크 지역에서 1천명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본 베네토주와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춘 의료진을 구축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하고 '면역증'을 내주기로 했다.
베네토주에서 항체검사를 관리하는 마리오 플레바니 파두오대 교수는 코로나19 항체검사가 "신뢰할만한 수준"이라며 "이미 보건분야에서 근무하는 직원 3천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고, 곧 요양원 직원들을 검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밀리아-로마냐주 보건당국은 지난 6일부터 의사와 간호사, 요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시작했으며 15일 안에 10만명을 검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정부 대변인은 "한 마을에서 항체검사를 해보니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의사회 프랭크 울리히 몽고메리 의장은 누가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췄는지 알게 된다면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 등에게 보호장비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항체검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일련의 '봉쇄' 조처 완화여부를 판단할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아직 정확도가 신뢰할만한 수준으로 확보되지 않아 대규모 항체검사 전략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코로나19 항체 진단시약은 지나치게 민감해서 다른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반응, 잘못된 양성 판정이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무증상 감염자를 음성으로 잘못 판정하는 '가짜음성'이 빈번한 진단시약은 질병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앞서 영국 정부는 9개 기업으로부터 1만7천50만개에 달하는 항체검사 기구를 구매했지만, 검증 결과 어떤 항체검사기구도 만족스러운 신뢰성을 갖추지 못해 민간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항체검사 결과 면역력이 생겼다고 확인하더라도 그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알아내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로 꼽힌다.
독일 IFLb 연구소 책임자인 로만 슬로코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항체검사의 정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면서도 "면역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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