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중국보다 돈 훨씬 더 지출"…폼페이오 "WHO 자금 지원 재평가"
트럼프 "빅뱅 식으로 나라 다시 열고 싶어…발병 감소했을 때가 안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 문제를 재차 거론하는 등 전날에 이어 WHO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날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정면 반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역공을 취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양측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WHO의 코로나19 대응을 거듭 비판하면서 자금 지원 보류 위협을 또다시 가했다고 C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할지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 사이에 우리는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보류의 주체가 명확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코로나19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라면서 재반격에 나섰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그들(WHO)이 중국과 가진 관계를 본다면, 그가 정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나는 믿을 수 없다"며 "중국은 4천2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우리는 4억5천만 달러를 지출한다. 그런데 모든 것은 중국의 방식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옳지 않다"며 WHO의 중국 편향성을 거듭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우리에게 공평하지 않고 솔직히 말해 전 세계에 대해서도 공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은 그들의 우선순위를 올바르게 둬야 한다. 모든 나라가 올바르게 처우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를 거론, "그들은 내가 중국에서부터 들어오는 항공편들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 나를 매우 강하게 비판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WHO가 위협을 매우 강하게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정확한 분석을 제공했다면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행정부가 WHO 자금 지원 문제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들은 일해야 한다"며 "그들은 설립 취지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며 "우리는 WHO뿐 아니라 모든 국제기구가 우리의 납세자들의 돈을 제대로 쓰고 있다는 것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그들이 성취해야 하는 임무를 실행해야 한다"며 "WHO는 그들이 이행하게 돼 있는 것들을 완수하지 않았다"고 거듭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와 같은 종류의 변화를 가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나서 "WHO가 어떻게 수행해왔는지에 대해 되돌아볼 많은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는 동안 우리의 임무는 우리의 자원이 미국 국민과 이 세계를 위한 곳이 아닌 데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의 납세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그러한 일을 하는 데 있어 결연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WHO 리더십을 교체할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빅뱅 식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대부분을 열 수 있다면 멋진 일일 것"이라고 경제활동 정상화 희망을 거듭 나타냈다. 다만 발병 경사면의 하향 곡선 위에 있을 때 나라를 다시 여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면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전문가들과 함께 앉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확산을 둔화시키는 노력에 있어 예정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5월에 3억개의 신규 안면 마스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겨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해 "나는 방금 영국의 대표자들과 통화를 했으며, 그들의 훌륭한 총리가 오늘 훨씬 호전됐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호전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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