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임대료는 할인 없어"…인천공항 방침에 면세업계 반발

입력 2020-04-09 11:26  

"내년도 임대료는 할인 없어"…인천공항 방침에 면세업계 반발
인천공항공사 "이중수혜 방지 위한 차원"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인천공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면세사업자 임대료를 20% 할인해주는 대신 내년도 할인을 포기하라는 단서를 달면서 면세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3∼8월 임대료를 20% 감면해주면서 내년도 임대료 할인은 포기하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그간 직전 연도 여객 수 증감에 따라 월 임대료를 ±9% 선에서 조정해왔다.
직전 연도보다 여객 수가 늘어나면 임대료가 올라가고, 여객 수가 줄어들면 임대료도 줄어드는 방식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이용자가 급감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임대료를 9% 감면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임대료 할인 신청서에 올해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은 기간만큼 내년도 임대료 산정 시 여객 감소율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 면세점으로서는 내년에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이 줄어든 데 따른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태가 진정돼 여객 수가 정상화되면 2022년에는 9% 더 많은 임대료를 내야 한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은 이렇게 되면 결국 이번에 20%를 감면받는 대신 2021년과 2022년에 내야 하는 임대료가 올라가 사실상 감면의 실익이 없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날까지 마감이었던 임대료 할인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여객 연동 임대료는 올해 수요 감소에 따른 피해를 내년에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올해 임대료 감면이 이뤄지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를 적용하면 이중으로 혜택을 받게 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 신규 면세사업권도 포기한 상황이다.
롯데와 신라는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해 기존 계약 조건대로 매장을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며 계약 조건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업권을 포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와 관련해 "업계의 어려움은 공감하지만, 공개 경쟁입찰의 기본 조건을 수정해달라는 요구를 수용하면 입찰 공정성이 훼손되고 중도 포기 사업자 및 후순위 협상대상자와의 법적 문제 소지가 있어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어 "코로나19 상황인 점을 고려해 즉각적인 재입찰보다는 제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입찰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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