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해 1%대 성장 쉽지 않다…금리정책 여력 있어"(종합2보)

입력 2020-04-09 15:00  

이주열 "올해 1%대 성장 쉽지 않다…금리정책 여력 있어"(종합2보)
"필요시 국고채 적극 매입할 것…증권사 특별대출 정부협의 중"
"연준처럼 특수목적법인 통한 증권매입 효과적…권한범위 최대한 노력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이대희 정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대응과 금융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더 내릴 여력이 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한 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2분기 중에 진정돼 하반기에 들어서 경제 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시나리오가 전제"라고 부연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은 금융위기 때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올해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우리 경제도 이런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결국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흐름이나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의 문제의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 전부 다 국내외 경제·금융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주어진 권한 내에서는 금융안정과 어려움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역설했다.

엄중한 인식을 가진 만큼 상황에 맞춰 강력한 통화정책과 신용정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지난번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음번 5월 금통위 때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금리의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답변을 대체하겠다"고 언급, 추가 인하 가능성의 여지를 닫아두지 않았다.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선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이 총재는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은 현재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회사채 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국채 매입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고채는 수급 및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며 "올해 코로나19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안정 도모 차원에서 국채 매입을 적극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은 법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회사채, 기업어음(CP)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회사채, CP를 매입하겠냐는 물음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특수목적법인을 정부 보증하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카 크다"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은 한계, 제약이 있어 정부와 협의해 시장안정에 대처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정부와 협의 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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